Dear. Diary/문화생활2010. 8. 9. 21:31
이아립..
내가 아립님의 노래를 처음 접한 게 '스웨터'의 '스타카토 그린' 앨범이었는지 아니면 영화 '버스, 정류장' OST 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잠시 옛날 홈페이지 자료 검색 중 -

예전 홈페이지 음악 게시판 데이타 찾아보니 '버스, 정류장' OST 에서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 를 먼저 듣긴했으나
당시 좀 더 밝은 느낌의 아립님 음색을 좋아했기에
스웨터 1집의 '멍든 새' 와 '바람' 이란 노래를 거의 귀에 꽂고 살았었다.
('버스, 정류장' OST 에서는 아립님이 부른 노래보다는 '루시드 폴'의 Main Theme 인 '그대 손으로' 를 죽어라 들었었다.)

그렇게 접한 스웨터의 음악은 2집까지도 자주 들었었고,
2.5집, 그리고 그녀의 솔로 1집은 아마도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삶에 치이다 보니(정말?) 몇 번 못 들었던거 같고,
그 뒤로는 거의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갔다.

그러다가 지난 번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를 소개하면서 보컬 '계피'양의 목소리에서 '이아립' 님이 떠올랐다고 썼었다. 
(참조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 브로콜리 너마저)

그래서 호기심이 생긴 김에 요즘은 뭐하시나 검색해 봤더니,
얼마 전에 3집 앨범을 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홍대 근방에서 가끔 공연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3집 수록곡을 중심으로 Acoustic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공연 기획도 독특하게 6.6.6., 7.7.7., 8.8.8., 9.9.9. ... 라는 제목의 공연이었다.
즉, 같은 숫자의 월/일/시간에 이루어지는 공연이 계획/진행 중이었다. (7.7.7. 이면 7월 7일 7시에 공연을 하는거다.)

내가 처음 아립님 홈페이지 방문했을 때는 이미 6.6.6. 공연은 끝난 뒤였고
7.7.7. 은 평일이라 가기가 힘들기에 일요일인 8월 8일의 8.8.8. 공연을 벼르고 있었다.

어쿠스틱 테이블 8.8.8. 공연 포스터..
포스터 속의 고양이는 아립님이 키우시는 두마리의 고양이중 '나와' 라고..^^ 다른 한마리의 이름은 '오키'..
('우리집 싱어(Singer)' 라는 곡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8월 8일..
여름 휴가 후로 회사에(엄밀히 품질기획 관련 업무에) 비상이 걸린 관계로 토요일도 출근하고
일요일도 아침에 회사 일로 출근할지 몰라서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후에는 '에라~ 모르겠다. 나가자~' 하고는
아립님의 공연을 직접 보기 위해 홍대로 고고~

홍대 도착하니 7시 정도..
공연 장소인 카페 오리지널 위치를 파악해두기 위해 약도 보고 찾아가보니,
카페는 공연을 위해 안내 문구를 붙여놓고 준비 중.. (아~ 제대로 찾았고나..^^)

아직 1시간 남은 관계로 상상마당에 가서 놀다가 7시 30분경 돌아왔더니 카페 앞에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헉!! 근데.. 근데.. 다 여자다.. 순간 당황!! -_-;

왠지모를 부끄러움에 줄서서 기다리다 보니 다행히도 남자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휴~ ^^

카페 오리지널 입장.. 가운데가 공연 스테이지.. 

그리 크지 않은 카페라 내 앞에 줄 서 있던 분들이 좋은 위치를 다 선점해서
난 위쪽 약간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봐야 스테이지까지 채 10m 도 안 되는 거리)
공연 스테이지 바로 좌우로도 자리가 생길 것 같긴 했는데 너무 가까이 있다가 눈 마주치면 왠지 쑥쓰러울 것 같아서..ㅎ

1 Free Drink 쿠폰.. 커피, 아이스티, 맥주 중에 하나 선택 가능.

그리고 입장 시, 나누어주는 반짝이 끈.. 공연으로 맺어지는 소중한 인연을 뜻하는 끈이다.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 커피 맛은 뭐 그저 그랬다. (공연을 위해 미리 대량으로 원액을 만들어 둔거라..)

내 자리에서 보이는 스테이지..
다행히 앞에 계신 분들이 시야를 가리지 않았다.

오른쪽 구석에는 저런 목마도 소품으로 놓여있고..

엇! 카페 구석을 돌아보다가 무대를 봤더니 어느새 아립님이 앉아있다.
다른 관객들도 아직 인지 못하고 있는 듯.. 헐~

자~ 이제야 알아보기 시작.. 기록을 남기는 관객들..

기타를 들고 있는 회색 옷이 이아립 님.. 그 옆은 아코디언 연주를 해주시는 배윤진 님..

'이름 없는 거리 이름 없는 우리'를 시작으로 아립 님의 조용한 음성이 조그마한 까페에 울려퍼진다.
처음엔 내 자리쪽에서 말하는게 잘 안 들리길래 걱정했는데 노래는 별 이상없이 잘 들렸다.
아담한 공간에서 팬들과 조촐하게 함께하는 공연.. 참 느낌 좋다.

뭔가 수줍어 하면서도 조곤조곤 팬들과 대화/농담도 나누는 모습들..

공연 중간쯤에는 아코디언을 연주하시던 배윤진 님과 역할 바꾸기~
앨범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배윤진 님의 '에피소드'란 노래였는데 아립님은 이 곡에 '불장난' 이라는 Sub Title 을 붙이셨다고..^^

그리고 8.8.8. 공연에 며칠 앞서 홍대 유어마인드 서점에서 열린 acoustic table beside 공연에서
서점에서 키우는 고양이 때문에 고양이 알러지가 있던 분께서 결국 공연을 못 보시고 도중 나가게된 에피소드가 생겼었는데
아립님이 홈페이지에 다음 공연에 꼭 오라고 초대하셨었다.
공연 중간에 그 분이 오셨는지 확인하시고는 먼저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더니
근데 하필 (위에서 본 것 처럼) 8.8.8. 공연 포스터가 고양이라 또 한번 무지 미안하셨다고..ㅋㅋㅋ

그래서 그 분을 위해 3집 수록곡 중 '사과' 를 불러주셨는데
원래 가사인 '미안해요 미안해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를 '공연을 보여주지 못해' 로 바꾸어 불러주는 센스를 발휘~^^ 

공연 마지막 즈음엔 신청곡을 받아서 직접 불러주셨다.
먼저 홈페이지를 통해 'We are the Universe' 를 듣고 싶다 하셨던 '유니콘' 님을 위해..
유니콘 님이 스테이지 오른편에 앉아계셔서 사진처럼 아립님이 몸을 틀어 직접 바라보시면서 불러주셨다. 다들 부러워함~ㅎ

그 외에도 신청곡으로 '우리집 싱어'를 부르며 떼창으로 야옹~ 도 외쳐보고,
그리고 내 뒤쪽에 있던 분이 신청곡을 2곡이나 했는데 둘 다 아립님이 작사/작곡한 노래가 아니라서
기억을 못해 못 불러드려 죄송하다고, 다음에 꼭 연습해서 불러드리겠다고..ㅎ
해서 내 앞에 계신 분의 신청곡이었던 '신세계'를 마지막으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공연 끝나고 사인을 받으려 기다리는 팬들..
나도 3집 앨범에 사인 받았다..쿄쿄쿄~

오늘 공연을 했던 카페 오리지널 입구 간판.. 빈티지한 느낌의 아담한 공간이었음.

사인 씨디 인증~ 후훗~  '진혁씨 :) 좋은 바람과 함께 하세요 ♡'
'바람' 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시는 분이다. 노래 가사에도 자주 나옴.







* 보너스 영상 : GF1으로 찍은 8.8.8. 공연 중 '벌써 잊었나'
                     (20mm 단렌즈로 찍었더니 너무 작게 나왔다. 정녕 14-45를 질러야 되는걸까? -_-;)


Posted by Auxone
Dear. Diary/문화생활2010. 7. 5. 08:36
전시명 : 베란다 프로젝트 사진전
기간 : 2010년 6월 1일 ~ 2010년 7월 31일
장소 :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점


뭐, 솔직히 이번 것은 문화 생활이라고 거창하게 표현할 만한 규모의 전시회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름 사진전은 사진전이니까..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점에서 하고 있어서 (참고로 무료임)
지난 주 서울시립미술관 로댕 전시회 보러 갔을 때, 들려서 보고 오려고 했었는데 깜빡하고는 그냥 집에 왔버렸다.
그러다가 이번 주 영화 '대부'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보려고 삼청동을 찾은 김에 이번에는 잊지 않고 들렀다.

우선 '베란다 프로젝트'가 뭔지 알아야겠죠?
바로 김동률과 '롤러코스터'의 기타 리스트 이상순이 만든 프로젝트 밴드 이름입니다.
김동률이 네덜란드에서 유학 중인 이상순에게 놀러갔다가 더부살이하며 만든 밴드.

개인적으로 '전람회' 는 좋아하나 '김동률' 솔로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의 솔로 앨범에도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기는 하나
솔로 전향 후 부터는 (물론 전람회때도 약간 그러했으나) 피아노, 관현악을 동원한 스케일 큰 규모의
클래시컬한 음악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게 내 귀에 잘 맞지가 않았다.

이번 이상순과 함께한 '베란다 프로젝트' 에서는
기타리스트 이상순의 영향인지 몰라도 그런 느낌이 많이 배제된, 어쿠스틱 스타일의 듣기 편한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동률 님하~ 이번 프로젝트도 솔로에 비해서는 환영하는 바이나
전람회나 카니발 앨범도 생각해주면 안 될까?? ^^

노래 얘긴 그만하고 사진전 얘기로 살짝 들어가면..
이번 사진전은 김동률과 이상순이 네덜란드 등지에서 직접 찍은 20점 약간 넘는 사진들로 구성된
단촐한 전시회 입니다. (둘다 실제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하다가 만난게 아니라 사진 동호회에서 만났다고 하네요.)
앨범 재킷도 이 중 한장으로 만들었다지요?

차한잔 시켜서 영화 시간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둘러보면 좋을 전시회 입니다.
일상의 노래와 일상의 사진들...


스폰지 하우스 광화문점이 있는 건물..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 포스터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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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하우스 입구..
압구정 스폰지 하우스는 가 봤는데 광화문점은 처음이다.
(스폰지 하우스는 독립/예술 영화들을 많이 상영하는 극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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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영 전에 기다릴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의자..특이한 형태다. 왠지 뜀뛰기를 해야할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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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회 시작을 알리는 제목.. 바로 요 사진이 앨범 쟈켓으로 사용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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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에는 이렇게 그들의 CD도 살 수 있도록 배치해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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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 편.. (아마도 이쪽 사이드 사진들이 김동률 님의 사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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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는 조그만 액자들로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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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서 입구쪽을 바라본 사진..
저 앞에 유리 쇼케이스가 있는 곳이 매표소이자 간단한 음료/먹거리를 살 수 있는 곳.
그 정면은 극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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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이상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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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반대로 입구쪽에서 안쪽을 본 사진.. 영화 '싱글맨' 포스터가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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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하우스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나선형의 느낌이 좋아서 흑백으로 함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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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하우스가 있는 건물 1층 벽에 새겨진 글귀..
Crave 4 Coffee, Cinema, Creativity and Communication ?
복합 문화 공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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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uxone
Dear. Diary/문화생활2010. 6. 6. 13:01
공연명 : 팻 메시니 오케스트리온 (Pat Metheny - Orchestrion Tour)
기 간 : 2010년 6월 2일 ~ 2010년 6월 5일
장 소 : LG 아트센터


중국 쿤산 출장 때문에 5/30일 예정이었던 '언니네 이발관' 콘서트는 바로 취소해 버리고,
6/2일 보려했던 팻 메시니 공연도 취소하려고 하다가
내 귀국편이 6/5일 3시 20분 인천 도착 비행기인데 6/5일 마지막 공연이 7시라
좌석만 있으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우선 취소는 보류..
대충 출국 전에 살펴보니 1층 맨 좌우측 뒤쪽으로, 그닥 좋지 않은 자리로 4~5개씩의 좌석이 남아있다.

나중에 저거라도 변경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가 수요일 밤에 퇴근하고 호텔에서 변경 요청 메일 쓰려고 들어갔더니
엇! 제일 로얄석 1좌석이 취소되었는지 비어있었다.
변경 요청해놓으면 내일 아침이나 메일 보고 처리할테니 그 동안 저 좌석이 없어질 것은 뻔한 노릇..
취소 위약금 감안하고 바로 빈자리 새로 예매해 놓고는 이전 것은 취소..
오호~ 땡잡았다.

그리하여 얻은 티겟.. (원래 예매했던 6/2일 공연은 2층 맨 앞줄 중간이었다.)
금액은 모자이크 처리했으나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올 걸, 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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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는 날, 전날 심사 잘 끝냈다고 법인장님이 술을 엄청 먹여서 몸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던 관계로
콘서트고 뭐고 다 팽개치고 집에 갈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가 없는 관계로
도착하자마자 역삼역 행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었다.

두번째 찾은 LG 아트센터.. 지난 번과 비슷한 자리에 앉아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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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기타를 메고온 친구도 있었다. 아마도 공연 끝나고 팻에게 직접 기타에 싸인을 받기 위함이 아닐까?
(근데 나처럼 여행용 캐리어 끌고 온 사람은 없었을걸?? 크하핫..-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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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한켠에 마련된 팻 메시니 관련 상품 판매 부스..
스노우캣 님이 팻 메시니와 콜라보레이션 해서 만든 티셔츠도 있고, 그외 다른 티셔츠 몇 가지와
기타 스트랩, 팻 메시니 CD 몇 장을 팔고 있었다.
(참고로, 팻 메시니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판매 중. www.patmethenygro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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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로비 곳곳에 붙어있는 팻 공연 홍보물들.. (정말 딱 저렇게 생겼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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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연장으로 올라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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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엔 2층에서 찍은 사진은 없었는데, 2층도 한번 둘러볼까요? (2층이지만 공연장 관점에서는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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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한구석에 있는 좌석표와 홍보대.. 뮤지컬 빌리 엘리엇도 곧 하려나보다.
좌석표 1층의 한가운데에 좀 간격이 넓게 되어있는 자리가 보이는가? 거기가 이번 내 자리다. 명당~명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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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가운데는 가벼운 음료수, 먹거리를 파는 곳이 있어서 공연 쉬는 시간에 쉬면서 요기도 할 수 있다.
(단, 이번 공연은 쉬는 시간없이 2시간 반 연속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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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카페 좌우측에 입구가 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공연장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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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로 올라올 수도 있지만 측면의 계단으로도 올라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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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공연장도 둘러봤으니 팻 메시니 이야기로 넘어가보면..
그전에도 팻 메시니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특별히 재즈 음악을 찾아듣는 스타일은 아니었던지라
그런 사람이 있나보다만 하고 있다가
스노우캣 웹사이트에서 종종 언급되는 팻 메시니를 보며 어떤 뮤지션인지 궁금증이 커져만 갔다.

그러면서 그의 앨범 Offramp, Beyond the Missouri Sky, First Circle 등을 하나둘씩 들어보기 시작했다.
재즈 기타리스트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브라스, 재즈 피아노 중심의 재즈 음반이랑은 많이 다르고
뭐랄까? 약간 뉴에이지 풍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이랄까? 암튼, 그런 느낌이 참 좋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법 자주 내한 공연을 하길래 담에 오면 한번 꼭 봐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오케스트리온 이번 공연이 있음을 알게되고 예매..
근데 기존 그룹, 트리오, 듀오 연주 때 와는 달리 이번에는 솔로다. 그것도 나머지 역할을 기계들이 메우는..
팻 메스니가 직접 연주하는 기타를 제외한 수많은 악기들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기계 및 프로그래밍에 의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연주되는 그런 것이었다.

상상이 잘 안 된다면, 쉽게 옛날 서부 영화나 고전 영화에 종종 나오던 피아노를 떠올려보자.
커다란 흰색 두루마리 종이 같은 것이 돌아가면서 피아노가 자동연주 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피아노 같은 것들이 여러가지 악기들로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

공연을 예매해 두고는 기계들과의 하모니가 어떻게 어우러질까 궁금해서 오케스트리온 CD 를 구입해서
미리 예습에 들어갔다.
근데, 내가 익히 듣던 그의 음반과는 좀 다른 느낌..
다양한 악기들이 프로그래밍 되어 움직이다보니 기존의 서정적인 느낌은 많이 사그라든 느낌이랄까?
아무튼, 좀 실망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그 느낌은 공연을 보는 순간 허공으로 훨~훨~ 날아가 버렸다.

처음 몇곡의 솔로 연주가 끝나고 본격적인 오케스트리온 공연에 들어가자 관객석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탄성들..
자동으로 딱딱 맞춰서 움직이는 악기들은 앙증맞기도 했고 놀랍기도 했다.

게다가 더 놀랐던 것은..
팻이 공연 중간중간 그 작동 원리 등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직접 시연해주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이번 앨범내고 많이 묻는 질문 2가지 중 하나가 Are you crazy? 와 How do they work? 란다..ㅋㅋ)
난 단지 악기들이 사전에 컴퓨터로 프로그래밍해서 그대로만 움직이는 줄 알았다.
근데 그 악기들이 팻의 기타와 연동되어 하나하나 컨트롤이 된다는 것..
즉, 그가 기타를 치면 그 음에 맞게 피아노가 연주되고, 스위치를 조작하면 이번엔 기타를 통해 드럼이 연주되고, 베이스가 연주되고 하는 식이다.
그의 기타로 개개의 악기들이 모두 연주 가능하며, 그렇게 연동하여 프로그래밍을 한 것 이었다. 와우~
정말이지 그 장면을 본다면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장감과 그 열기을 느끼기 위해 가수의 Live Concert 장을 많이들 찾는데
이 오케스트리온 공연의 경우, 꼭!꼭!꼭! 현장에서 봐야될 공연이다.
CD로 들어서는 이런 감흥이 없으리라 100% 장담한다. (나중에 공연 DVD 가 발매되려나?)

정말 멋진 무대였음..ㅠ_ㅜ  Pat 당신 쵝오!


오늘의 전리품.. 이 미국틱한 Plastic Bag 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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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도 스노우캣 님이 디자인하신 티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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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부분이 스노우캣님이 직접 그리신 부분.. 특징만 잘 뽑아서 그린 것 같다.
(요즘 삼성의 '두근두근 Tomorrow' 광고에 나오는 일러스트도 스노우캣님의 작품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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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아래쪽에 스노우캣이라고 쓰인거 보이죠?
스노우캣 님은 원래 그냥 팻 메시니의 열혈 팬일 뿐이었는데, 내한 공연 때 몇번 사인도 받으면서 얘기나누고
본인이 직접 그린 팻 메시니 그림도 보여주고 선물로 주고 하다가
그게 인연으로 발전해서 아예 이렇게 팻과 콜라보레이션 T 까지 만들게 되었다.
오~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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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스노우캣 님이 팻 메시니 오케스트리온 뉴욕 공연에서 찍으신 사진..
(공연장에서 사진 찍으면 안 되는데..스노우캣 님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After Show 패스도 있던걸로 보니..)
공연장은 딱 저분위기.. 가운데 서있는 팻의 주위로 수많은 악기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보이는가?
저것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이란...오오~ 사진에서도 관객들이 기립박수 치고 있는 것이 보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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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저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때도 공연 안내 멘트가 무지 웃겼었는데 (지금 기억은 안 난다만..-_-a)
    이번 팻 메시니 공연 때의 안내 멘트도 예술이었다. 오죽하면 관객들이 안내 멘트에 열화와 같은 성원의
    박수를 날리겠는가? ㅋㅋ
   '성능좋은 카메라는 살포시 가방에 넣어두시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뛰어난 핸드폰은 가볍게 꺼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공연 상, 살짝 냉방이 이루어지고 있사오니 좀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관객분들께서는 뜨거운 열기와
    호응으로 공연을 함께 즐기시길 바랍니다.'
    뭐, 이런 식의 멘트였고, 엔딩 멘트도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자아내게 하는 멘트였음. ^^
Posted by Auxone
Dear. Diary/문화생활2010. 5. 24. 21:52
공연명 :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Mattew Borne's Swan Lake)
기 간 : 2010년 5월 12일 ~ 2010년 5월 30일
장 소 : LG 아트센터

내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처음 접했던 것은 바로 영화 '빌리 엘리엇' 에서였다.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발레 댄서로서 멋지게 성장한 빌리가
마치 자신의 성장 과정과도 같이 한마리 백조로서 멋지게 비상하는 장면이었다.
지금 봐도 감동적인 그 장면.. (하기 동영상 참조하시라~)



그리고 나서 다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를 떠올린 것은
바로 한 기업의 광고..
" 130년 동안 백조는 여자였다. 세상 처음으로, 남자들만의 백조를 창조한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Think new, LG. "
(역시 동영상 참조, 2005년 LG Think New 광고)



크~ 이 광고가 지금 내가 몸 담고 있는 그룹 광고였다니.. 동영상 찾아보다가 알았음..ㅎ
(아마도 LG 아트센터에서 매뷰 본의 백조의 호수를 들여와서 그랬을지도..)

암튼, 그렇게 갖게된 관심으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2007년의 공연은 좀 뒤늦게 알아버리는 바람에 놓쳐버리고 3년을 기다려 결국 올해 그들의 4번째의 내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처음 가보는 LG 아트센터..
티켓부터 찾고 프로그램 브로셔 구입. Swan Lake 가 마조라 컬러로 멋지게 적혀있다.
올해가 LG 아트센터 10주년이라 이래저래 큼직한 공연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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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앉아서 기다리던 로비 정면..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공연장 1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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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앉아있던 곳의 왼편.. LG 인피니아로 스크린 짜 놓고 공연 홍보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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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주위의 유리벽에는 Arts center 의 로고인 A 자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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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플랭카드.. 15마리의(?) 멋진 백조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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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공연 얘기로 돌아가서..
백조의 호수.. 아직 오리지날 발레 공연도 본 적 없는데 바로 매튜 본 버전으로 보려니 살짝 걱정도 된다.
(아예 안 봤다고는 할 수 없겠다. 내가 어렸을 때, 명절 등에는 저런 발레 공연을 자주 TV에서 틀어주곤 했으니..)

우선 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1. 남자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백조가 남자들로만 구성됐을 뿐이다. 극상 등장 인물들은 백조 말고도 많다.)
2. 기존 백조의 호수 줄거리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 (오리지널의 백조가 마법에 걸린 공주인 반면, 여기서의 백조는 왕자의 이상향, 자유를 향한 분신 정도로 보면 되겠다.)
3. 나름 뮤지컬이지만 대사는 한마디도 없다. (환호성, 의성어, 숨소리 정도만 있다.)

이거 모르고 왔다가 놀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 (어! 여자도 나오네?  왜 말이 없냐?  등등 -_-a)

보고 난 느낌은.. 역시나.. 오오~ 멋지다.
여성 무용수들의 백조가 백조의 고고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한다고 본다면
남성 무용수들의 백조는 섬세한 잔근육들의 움직임과 몸동작, 숨소리로 살아있는 백조를 동물적 움직임으로 표현해 낸다.

1대 백조인 '아담 쿠퍼' 만한 백조가 없다고들 하던데 (빌리 엘리엇 엔딩에도 나왔던 백조도 바로 '아담 쿠퍼'다.)
내가 아담 쿠퍼의 연기를 본 적은 없으니 직접적인 비교는 할 수 없으나
이번 백조 역의 '조나단 올리비에' 도 굉장한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
생김새도 남성스럽게 잘 생겼던데..

왕자 역의 '샘 아처' 는 뮤지컬 가위손에서 에드워드 역으로 출연했었다는데
얼핏보면 영화 배우 '케빈 베이컨' 닮았다.

여자 관객분들이 2막 남자 백조들의 군무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면 난 3막에도 그에 못지 않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3막의 시작은 흑조 (여기서는 '낯선 남자'라고 불리더군.) 의 등장에 맞춰
모든 등장 인물들이 검은 의상을 입고 무도회 장에 들어온다.
근데 검은 수트를 입은 백조들도 색다른 매력을 뽐냈지만, 그들과 함께 나오는 각 나라의 공주들이 이뻤다는..ㅎ
역시 남자만 보는 것 보다는 여자들이 나와줘야~  쿨럭..-_-;
암튼, 이뻤다. 특히 어느 나라 공주역인진 모르겠으나 단발머리 공주에 눈이 가더군..ㅎㅎ
(이쁘긴 스페인 공주 역이 제일 이뻤음.)

공연을 다 보고 나서는 오리지널 발레 공연이 보고 싶어졌다.
여성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어떤 매력을 선사할런지..1박 2일에 나왔던 유니버셜 발레단 분들을 실제로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근데 올해 유니버셜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은 끝났단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멋진 공연과는 무관하게 빈자리가 느껴지는 자리였음. ㅠ_ㅜ

Posted by Aux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