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가 수 : 브로콜리 너마저

앨 범 : 보편적인 노래



지난 4월쯤 홍대에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시간이 좀 남길래 상상마당에 들어가서 무슨 신문을 봤었다.
거기에 올해 한국 대중음악상에 대한 얘기가 자세히 나오길래 주의깊게 수상한 가수/그룹들을 살펴봤었다.

수상 명단을 보면서 한번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룹들은
서울전자음악단, 국카스텐, 아폴로18, 검정치마, 브로콜리 너마저..
(서울전자음악단의 경우는 뭐 기존부터 알고 있던 그룹이지만 새앨범이 나온 듯 하여..)
소녀시대나 브아걸 등도 상을 받았으나 이 친구들은 TV 틀면 맨날 나오니까..게다가 난 인디 음악을 더 좋아하므로..

아이팟 터치에 앨범 넣어두고 출퇴근 시마다 조금씩 조금씩 들어보기 시작했는데
다른 그룹은 차치하고 가장 내 귀를 땡겼던 '브로콜리 너마저' 에 대해서만 쓰자면..
우선 내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가서 좀 놀랐었다.

어떤 예상이었냐 하면
처음엔 이름만 보고 펑크 밴드 내지는 약간은 거친 락 음악을 하는 밴드라 생각했었던 것이다.
'브로콜리 너마저' 라는 이름이 어떻게 나왔을지를 생각해보라.
아마도 쥴리어스 시저의 죽기 전 마지막 한마디 '브루투스 너마저' 에서 나왔겠지?
그러다보니 무언가 로마 시대의 강인한 정서가 떠올랐고
그랬기에 약간은 거친 음악 내지는
그 '브루투스 너마저'를 '브로콜리 너마저' 로 우스꽝스럽게 바꾼데서
재기발랄한 펑크 그룹 Feel 이 느껴졌었기 때문이었다.

아이팟 터치에 음악을 집어 넣고 Play 를 누르자 예상을 깨고 흘러나오던, 나를 당황스럽게 했던,  
나긋나긋한 남자 보컬과 낭랑한 여자 보컬의 음성.. (노래에 따라 돌아가면서 보컬을 담당하는 듯..)

특이한 이름 외에는 이렇게 워낙 아는게 없던 그룹이다보니, 좀 검색해 보니..
2005년에 결성된 혼성 4인조 모던 락 그룹..
그 뒤 인원 변화가 조금씩 있다가 이 정규 앨범 발매 시에는 덕원, 계피, 류지, 잔디, 향기 의 5인조였으며
(이름들 참 예쁘다..-_-; 덕원만 빼고는 전부 여성 멤버.. 오~ 부럽~ -,.- 이름이 무작정 지은 것은 아니고 실제 이름과 연관이 있는 단어들이라 한다.)
이 앨범 내고 나서 주력 보컬이었던 '계피'양은 탈퇴하고 다시 4인조로..
그리고 멤버 전원이 서울대 출신이라고 하는 글도 봤다.
(서울대 출신 인디 밴드들도 많아지는고나~)

한국 대중음악상에서는
'보편적인 노래' 로 최우수 모던록(노래) 상을 받았는데
내가 소개할 곡은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제목 자체가 재미있지 않나? 게다가 노래도 아주 발랄하게 들리고 가사도 살짝 귀엽지만
실상 내용은 이웃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실연의 아픔을 달래는 가슴 시린 노래..ㅎ
요즘 대중가요가 직설적이고 자극적인데 반해, 빙~돌려 말하는 느낌이 좋다.
다른 곡인 '앵콜요청금지' 의 경우도 제목만 보면 공연장에서 앵콜 외치는 걸 금지해달란 얘긴가 싶지만,
한번 끝나버린 사랑을 앵콜 부르듯 다시 잡으려 하지 말라는 애절한 곡..

듣다보니 이 노래의 보컬을 맡은 '계피'양의 목소리에서 무언가 데자부 같은 느낌이 난다.
낭랑하면서도 뭔가 여운이 있는.. 그래! 이 음색은 내가 좋아라하던 '스웨터'의 보컬 '이아립' 양 음색과 비슷하다.
'스웨터' 때는 좋아라하다가 솔로 앨범 내면서부터는 관심이 좀 시들해졌는데
이아립 양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나? 함 인터넷 찾아봐야 되겠군. ^^

아무튼, 이 노래와 더불어 위에서 잠깐 언급한 '앵콜요청금지'도 강추하는 곡!!

Posted by Aux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