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Diary/문화생활2010. 8. 9. 21:31
이아립..
내가 아립님의 노래를 처음 접한 게 '스웨터'의 '스타카토 그린' 앨범이었는지 아니면 영화 '버스, 정류장' OST 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잠시 옛날 홈페이지 자료 검색 중 -

예전 홈페이지 음악 게시판 데이타 찾아보니 '버스, 정류장' OST 에서 '누구도 일러주지 않았네' 를 먼저 듣긴했으나
당시 좀 더 밝은 느낌의 아립님 음색을 좋아했기에
스웨터 1집의 '멍든 새' 와 '바람' 이란 노래를 거의 귀에 꽂고 살았었다.
('버스, 정류장' OST 에서는 아립님이 부른 노래보다는 '루시드 폴'의 Main Theme 인 '그대 손으로' 를 죽어라 들었었다.)

그렇게 접한 스웨터의 음악은 2집까지도 자주 들었었고,
2.5집, 그리고 그녀의 솔로 1집은 아마도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삶에 치이다 보니(정말?) 몇 번 못 들었던거 같고,
그 뒤로는 거의 기억의 저편으로 잊혀져갔다.

그러다가 지난 번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를 소개하면서 보컬 '계피'양의 목소리에서 '이아립' 님이 떠올랐다고 썼었다. 
(참조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 브로콜리 너마저)

그래서 호기심이 생긴 김에 요즘은 뭐하시나 검색해 봤더니,
얼마 전에 3집 앨범을 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 홍대 근방에서 가끔 공연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3집 수록곡을 중심으로 Acoustic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공연 기획도 독특하게 6.6.6., 7.7.7., 8.8.8., 9.9.9. ... 라는 제목의 공연이었다.
즉, 같은 숫자의 월/일/시간에 이루어지는 공연이 계획/진행 중이었다. (7.7.7. 이면 7월 7일 7시에 공연을 하는거다.)

내가 처음 아립님 홈페이지 방문했을 때는 이미 6.6.6. 공연은 끝난 뒤였고
7.7.7. 은 평일이라 가기가 힘들기에 일요일인 8월 8일의 8.8.8. 공연을 벼르고 있었다.

어쿠스틱 테이블 8.8.8. 공연 포스터..
포스터 속의 고양이는 아립님이 키우시는 두마리의 고양이중 '나와' 라고..^^ 다른 한마리의 이름은 '오키'..
('우리집 싱어(Singer)' 라는 곡의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8월 8일..
여름 휴가 후로 회사에(엄밀히 품질기획 관련 업무에) 비상이 걸린 관계로 토요일도 출근하고
일요일도 아침에 회사 일로 출근할지 몰라서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오후에는 '에라~ 모르겠다. 나가자~' 하고는
아립님의 공연을 직접 보기 위해 홍대로 고고~

홍대 도착하니 7시 정도..
공연 장소인 카페 오리지널 위치를 파악해두기 위해 약도 보고 찾아가보니,
카페는 공연을 위해 안내 문구를 붙여놓고 준비 중.. (아~ 제대로 찾았고나..^^)

아직 1시간 남은 관계로 상상마당에 가서 놀다가 7시 30분경 돌아왔더니 카페 앞에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헉!! 근데.. 근데.. 다 여자다.. 순간 당황!! -_-;

왠지모를 부끄러움에 줄서서 기다리다 보니 다행히도 남자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휴~ ^^

카페 오리지널 입장.. 가운데가 공연 스테이지.. 

그리 크지 않은 카페라 내 앞에 줄 서 있던 분들이 좋은 위치를 다 선점해서
난 위쪽 약간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봐야 스테이지까지 채 10m 도 안 되는 거리)
공연 스테이지 바로 좌우로도 자리가 생길 것 같긴 했는데 너무 가까이 있다가 눈 마주치면 왠지 쑥쓰러울 것 같아서..ㅎ

1 Free Drink 쿠폰.. 커피, 아이스티, 맥주 중에 하나 선택 가능.

그리고 입장 시, 나누어주는 반짝이 끈.. 공연으로 맺어지는 소중한 인연을 뜻하는 끈이다.

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 커피 맛은 뭐 그저 그랬다. (공연을 위해 미리 대량으로 원액을 만들어 둔거라..)

내 자리에서 보이는 스테이지..
다행히 앞에 계신 분들이 시야를 가리지 않았다.

오른쪽 구석에는 저런 목마도 소품으로 놓여있고..

엇! 카페 구석을 돌아보다가 무대를 봤더니 어느새 아립님이 앉아있다.
다른 관객들도 아직 인지 못하고 있는 듯.. 헐~

자~ 이제야 알아보기 시작.. 기록을 남기는 관객들..

기타를 들고 있는 회색 옷이 이아립 님.. 그 옆은 아코디언 연주를 해주시는 배윤진 님..

'이름 없는 거리 이름 없는 우리'를 시작으로 아립 님의 조용한 음성이 조그마한 까페에 울려퍼진다.
처음엔 내 자리쪽에서 말하는게 잘 안 들리길래 걱정했는데 노래는 별 이상없이 잘 들렸다.
아담한 공간에서 팬들과 조촐하게 함께하는 공연.. 참 느낌 좋다.

뭔가 수줍어 하면서도 조곤조곤 팬들과 대화/농담도 나누는 모습들..

공연 중간쯤에는 아코디언을 연주하시던 배윤진 님과 역할 바꾸기~
앨범을 준비하고 계신다는 배윤진 님의 '에피소드'란 노래였는데 아립님은 이 곡에 '불장난' 이라는 Sub Title 을 붙이셨다고..^^

그리고 8.8.8. 공연에 며칠 앞서 홍대 유어마인드 서점에서 열린 acoustic table beside 공연에서
서점에서 키우는 고양이 때문에 고양이 알러지가 있던 분께서 결국 공연을 못 보시고 도중 나가게된 에피소드가 생겼었는데
아립님이 홈페이지에 다음 공연에 꼭 오라고 초대하셨었다.
공연 중간에 그 분이 오셨는지 확인하시고는 먼저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더니
근데 하필 (위에서 본 것 처럼) 8.8.8. 공연 포스터가 고양이라 또 한번 무지 미안하셨다고..ㅋㅋㅋ

그래서 그 분을 위해 3집 수록곡 중 '사과' 를 불러주셨는데
원래 가사인 '미안해요 미안해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를 '공연을 보여주지 못해' 로 바꾸어 불러주는 센스를 발휘~^^ 

공연 마지막 즈음엔 신청곡을 받아서 직접 불러주셨다.
먼저 홈페이지를 통해 'We are the Universe' 를 듣고 싶다 하셨던 '유니콘' 님을 위해..
유니콘 님이 스테이지 오른편에 앉아계셔서 사진처럼 아립님이 몸을 틀어 직접 바라보시면서 불러주셨다. 다들 부러워함~ㅎ

그 외에도 신청곡으로 '우리집 싱어'를 부르며 떼창으로 야옹~ 도 외쳐보고,
그리고 내 뒤쪽에 있던 분이 신청곡을 2곡이나 했는데 둘 다 아립님이 작사/작곡한 노래가 아니라서
기억을 못해 못 불러드려 죄송하다고, 다음에 꼭 연습해서 불러드리겠다고..ㅎ
해서 내 앞에 계신 분의 신청곡이었던 '신세계'를 마지막으로 공연은 막을 내렸다.

공연 끝나고 사인을 받으려 기다리는 팬들..
나도 3집 앨범에 사인 받았다..쿄쿄쿄~

오늘 공연을 했던 카페 오리지널 입구 간판.. 빈티지한 느낌의 아담한 공간이었음.

사인 씨디 인증~ 후훗~  '진혁씨 :) 좋은 바람과 함께 하세요 ♡'
'바람' 이라는 단어를 참 좋아하시는 분이다. 노래 가사에도 자주 나옴.







* 보너스 영상 : GF1으로 찍은 8.8.8. 공연 중 '벌써 잊었나'
                     (20mm 단렌즈로 찍었더니 너무 작게 나왔다. 정녕 14-45를 질러야 되는걸까? -_-;)


Posted by Auxone